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Life 그 장소 그 추억

「40대 둘, 금요일 밤을 빛낸 김동률 콘서트, 20대로 돌아간 가슴 울린 산책」

by D.EdiTor 2025. 11. 17.

 

40대 중반 남자 둘이서 콘서트장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.

 

괜히 어색할 줄 알았는데, 막상 자리 잡고 앉으니 이상하게 편안했다.

친구의 와이프가 있어야 할 자리에 대타로 간 자리였지만 무대 전체를 볼 수 있어 좋았다. 아니 정확히는 자리가 너무 좋았다. 최애 가수를 직접 보기 위한 티켓팅의 노고가 느껴진다.

엉뚱한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무대 위 조명이 켜지고, 김동률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순간

우린 그냥 ‘팬’이었다. 나이 같은 건 아무 의미 없었다.

 

공연 처음에 너무도 좋아 짧은 순간을 기록하려고 영상을 찍기도 했다. 정말 놀란 점은 어느 누구 하나 찍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다. 그 이후 분위기에 동화될 수 밖에 없었다.

첫 2곡이 끝나고 김동률이 최상의 무대로 선물할테니 가슴으로 들어달라는 말을 하는데. 모두가 다 알고 있는 분위기였다. 집중해달라는 멘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. 그곳의 분위기는 그냥 느껴야 하는 곳이었다.

 

14일 금요일 저녁, 그 두 시간이 이렇게 행복할 줄이야.

솔직히 익숙하지 않은 노래들이 쏟아지는 동안, 다른 의미로 옆자리 친구와 난 조용히 숨만 쉬면서 집중해야 했다.

(난 처음 듣는 노래들을 가사와 음에 집중하기 위해, 친구는 좋은 노래를 즐기기 위해..)

 

이 곳은 그래야 하는 곳이었다. 모인 모두가 그런 마음인 거 같았다.

노래도 좋았지만, 이번 콘서트는 진짜 최상의 연주회 같은 느낌이었다.

 

현악, 관악, 건반, 드럼까지… 모든 악기가 너무 완벽하게 살아 있었고 김동률의 목소리는 그 사이를 천천히 산책하듯 흘렀다.

둘이 동시에 “와… 이건 공연을 본 게 아니라 연주회를 들은 거다”라고 말했을 정도.

 

친구는 공연이 끝나고 나와서도 한동안 말이 필요 없었다.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분이 대학교 때의 여러 감정과 추억이 지나갔으리라.

걷는 발걸음이 가볍고 따뜻했다. 금요일 밤 술 한잔이 진하게 생각났지만, 주말 일정이 있어서 잔을 기울일 수는 없었다.

 

오랜만에, 마음이 아주 부드럽게 환기되는 금요일 밤이었다.